아침에 마신 건 단지 커피 한 잔이었는데…
그날 아침도 여느 때와 같았다.
출근하자마자 사무실 자동문보다 먼저 향한 곳은 커피 머신.
“오늘은 딱 한 잔만!”이라고 외쳤지만…
첫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들어가는 순간,
나는 이미 두 번째 잔을 예약하고 있었다.
9시 반, 회의 준비하며 카페라떼 한 잔 추가.
점심 먹고 나서 팀원이 “디저트 가실 분~?”
물론 나는 그 유혹에 당당히 굴복했다.
디저트와 함께 에스프레소 샷 추가된 아포가토로 마무리.
그날 하루 총 카페인 음료 4잔.
“그냥 기분 좋게 각성된 하루였지 뭐~”라고 생각하며
저녁에 누워 갤럭시워치를 확인했다.
그리고 그곳엔,
내가 몰랐던 ‘카페인 과다’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.
🔥 휴식 심박수(RHR): 75bpm (평소보다 +12)
🔥 심박 변이도(HRV): 19ms (급격한 저하)
🔥 수면 중 뒤척임: 18회
🔥 수면 점수: 63점 (최저)
갤럭시워치가 말해준 내 몸의 카페인 반응
스마트워치에 따르면,
나는 그날 **‘무의식 중 교감신경 풀가동 상태’**였다.
쉽게 말하면 몸이
“비상! 비상! 이 뇌 너무 깨어 있어!” 라고 외친 셈이다.
사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막아 졸음을 억제하고
교감신경을 자극해서 혈압, 심박수를 올린다.
하지만 사람마다 반응 속도와 분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,
나처럼 카페인 민감형 인간은
단 한 잔으로도 심장이 롤러코스터를 탄다.
실제 내 데이터는 말하고 있었다.
📈 아침 9시 커피 후 1시간 뒤: 심박수 급등 (90bpm)
📉 오후 3시 이후: 심박수는 내려오지 않고 유지
🌙 밤 11시: 수면 진입은 했지만, 심박은 여전히 78bpm
그날 꿈속에서까지 회의하고 있었다.
“이건 그랜드 슬램 급 카페인 피로다…”
나는 결국, 다음 날 아침 커피 없이도 졸리지 않은 몸으로 일어났다.
피곤을 뛰어넘는 각성 상태. 이건 좋은 게 아니었다.
카페인 민감도 테스트, 내 몸이 직접 해줬다
이후 나는 며칠 동안 카페인을 일부러 줄여봤다.
하루는 커피 대신 보리차, 하루는 디카페인 커피.
갤럭시워치는 그때마다 아주 성실하게 반응해줬다.
카페인 4잔 | 75bpm | 19ms | 63점 |
카페인 1잔 | 66bpm | 31ms | 82점 |
디카페인 | 62bpm | 36ms | 88점 |
무카페인 (허브차) | 60bpm | 40ms | 92점 |
숫자만 보면 내 몸은 거의 정수기 수준의 청정 컨디션을 원하고 있었다.
물론 카페인을 완전히 끊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.
하지만 이 데이터를 보고 나니,
‘기분’이 아니라 ‘데이터’로 마시는 커피량을 조절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.
데이터가 알려주는 나만의 카페인 루틴 만들기
이후 나는 나만의 카페인 루틴을 만들었다.
☕ 아침 한 잔, 오후는 디카페인
🚫 카페인 컷오프 시간: 오후 2시
📉 심박수 65 이상이면 커피 대신 물
📝 잠 못 잔 날은 커피 안 마시기
📲 카페인 섭취 후 1시간 후 심박 데이터 체크
그 결과,
스트레스 지수는 40대로 안정,
수면 점수는 매일 80점 이상,
심박수는 평균 61bpm으로 유지되고 있다.
카페인을 끊은 건 아니지만,
이제는 마시면서도 내 몸과 대화할 줄 알게 되었다.
스마트워치는 말없이 숫자로 알려줬고,
나는 그 숫자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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